계약직이 끝나고 난 지금 생각해보면
계약직 하길 잘한건가 아님 인생 최악의 실수 중에 하나였던건가 판단이 잘 안된다. 좋으면서도 또 엄청 별로였던 이상한 경험이었다.
왜 1년을 했냐면..
물론 그 회사에서는 당연히 연장하기를 원했고(왜냐면 내가 나가면 인수인계하고...적응하고 그러는데 시간이 많이 드니까 나가는걸 싫어하는거지 내가 좋아서 연장을 원한건 아니겠지만.) 나는 그만두길 원했다.
퇴사하는 막판에 엄청 큰 사고가 터져서 회사분위기가 뒤숭숭해서 나올때 찝찝했지만 오히려 나한테 좋은 일이었다. 거기에 계속 있었으면 그것(?)들의 똥을 내가 다 치워야했으리라
일 못하는 놈이 싼 똥을 내가 치우고 그 놈은 또 똥을 싸고의 반복이니까 1년하고 질려서 퇴사를 결심했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은 참 좋았다.
딱 그 사람들만. 그 외에는 나는 무시하고 뒤에서 약간 쑥떡거리는 행위들을 했었다. 뭐 계약직 생활에 그런 경험은 꼭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도 기분이 참 더러웠다. 그리고 약간 소외되는 분위기와 행사에 참여하기 거시기한 투명인간 같은 존재랄까...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딱 이 문장이 계약직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냥 있으나마나 한 존재라서 무시받고, 아저씨들의 뒷담화 안주거리가 되는? 뭐 어떤ㅅㄲ는 잘생긴 사람들어왔으면&예쁜사람 들어왔으면 좋겠다느니 그딴소리나하고...
외국계에는 다 잘나고 똑똑하고 외국물 먹고들어온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지 잘난맛에 빠진것들이 많더라. 다른사람들은 자기보다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박혀있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도 서로 안친하고 인간적인 교류는 별로 없었다. 오죽하면 이 문제에대해서 나한테 하소연하는(?) 직원도있었다. 위에서는 누르고 아래에서는 치고올라오는건 대기업, 외국계 다 똑같다.
성실하기만하고 일 못하는 직원은 죄인에 가깝다.
일 못하면 그냥 버려지는 곳이니까, 철저하게 결과를 숫자로 변환하는 곳이니까
총알 없는 피 튀기는 전쟁터
일못하면 그냥 잘라버리기로 유명하다보니 자기 일에 대한 책임에 엄청 민감하다. 그래서 지 책임안지려고 그러는 모습을 보고 일하면서 진짜 정떨어지더라. 짤리면 갈데없어서 그런건 아는데도 참 역겨웠다. 결국엔 겉으로만 잘 지내는거지 속으로는 지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인간들뿐이었다.
내가 회사다니기 싫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건데 겉으로만 친한척, 뒤에서는 뒷담화까고다니고, 짤릴까봐 전전긍긍해대는 역겨운 인간의 실체들을 지긋지긋하게 많이 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점점 역겨워서 주말에도 사람만나기가 싫었다.
생각보다 체계는 없다는 점이 진짜 놀랐던 부분이었다. 오히려 내 첫직장이 더 체계가 확실했음. 내가 좋은 회사에 다녔었구나하는걸 상기시키게해줘서 참 고마웠다. 아니였으면 착취당했다고 생각했을텐데 ㅋ
진짜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중요한 일들만 처리하니까 그 나머지 부분들은 진짜 개판이었다.... 휴............. 지금 생각해도 나오길잘했다.
그 덜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는 일이 내 업무이다보니 진짜 너무 힘들었다. 나는 확실한걸 원하는데 그들은 그냥 넘어가길 원해서 짜증났다. 일하는 중에 계속 바꾸고 지랄.
계약직 사이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소속에 따라 대우도 다르다. 누구는 유급휴가 N일 주고, 일주일 36시간 근무하고 ㅅㅂ 이게 제일 빡쳤음.
장점이라면 대기업의 좋은 복지와 그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들을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다녔던 수준떨어지는 회사들과는 확실히 다르구나하는 면들도 많이 봤다. 그리고 경력에 도움이 된다.
진짜 연봉과 복지는 최고더라.나름 계약직치고 연봉도 높았다. 어떤 회사는 복지포인트도 지급한다던데...
생각해보면 1년은 참 기나긴 시간이었다. 1년이 그렇게 긴 시간인지 처음 느꼈고 1년하고 그만 둔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예 그 회사를 안다녔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라는 생각도 많이 하는 요즘이다.
진짜 경력이 없어서 진짜 돈이 없어서 다니는건 좋지만 계약직은 내 자존감을 아주 땅바닥까지 끌어내리기때문에 남들에게 추천은 절대 안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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